
키움이 야심 차게 꺼낸 외국인 타자 2명 체제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7일 수원 KT전에서 키움은 9안타를 치고도 단 한 점을 뽑지 못하고 0-3으로 졌다.
안우진이 3실점으로 버텼지만 히우라와 데이비슨이 버틴 중심타선은 또 침묵했다. 남이 버린 선수를 주워 와 반등을 노린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냉소가 팬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이유다.
데자뷔가 된 ‘2용타’

키움의 외인 타자 2명 체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푸이그와 카디네스라는 외인 타자 듀오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구단 최저 승률로 최하위에 처박혔고, 결국 푸이그를 방출하고 투수 알칸타라를 데려오는 것으로 실험을 접었다. 그 실패를 1년 만에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의 조합도 출처가 비슷하다. 히우라는 41경기 무홈런으로 방출된 브룩스의 대체자였는데, 합류 후 성적이 특출나지 않았다. 데이비슨은 NC가 승리 기여도가 낮다고 판단해 내보낸 카드다. 홈런왕 출신이라는 이름값은 있지만, 올 시즌 홈런은 8개에 그쳤고 NC파크 못지않게 홈런이 안 나오는 고척돔으로 옮겨왔다. 결국 남의 팀에서 방출됐거나 검증이 끝나가던 자원 둘을 붙여놓고 타선 반등을 기대하는 구조다.
문제의 뿌리는 ‘줍줍 영입’

팬들의 분노가 향하는 지점은 2명 체제 자체보다 키움의 영입 방식이다. 키움은 수년간 타 팀 방출 선수나 과거의 영광에 기대는 재활용 영입으로 외인 농사를 지어왔다. 푸이그를 두 번이나 데려왔고, 로젠버그도 재활용했으며, 올해도 브룩스·히우라·데이비슨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모두 저비용 승부수였다.

알칸타라 같은 성공 사례가 없진 않지만, 애초에 잘 뽑는 게 우선이지 숫자를 늘리는 게 답이 아니라는 지적이 뼈아프다. 팀 타율 0.232로 압도적 꼴찌인 타선이 문제라는 진단은 맞았지만, 처방이 매번 헐값 매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시간은 필요하다

물론 반론도 있다. 2용타 체제는 이제 겨우 세 경기째이고, 데이비슨은 방출 직전 10경기 타율 4할대의 타격감으로 시장에 나온 즉시 전력이었다. 외인 투수 2명으로도 꼴찌였던 팀이 뭐라도 바꿔보려 한 시도 자체를 탓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부상 복귀전에서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와일스를 정리한 것도 명분은 충분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이 승부수가 성공하려면 결국 두 사람의 방망이가 터져야 한다. 지금처럼 중심타선이 자동 아웃에 가까운 모습을 이어간다면, 키움은 투수 한 자리를 내주고도 얻은 게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하게 된다. 구단 최초 4년 연속 최하위가 눈앞인 팀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줍줍 야구의 마지막 승부수가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남을지, 두 외인의 어깨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