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8위에서 허우적대는 와중에도 팬들이 웃을 수 있는 이유가 있다. 허인서다. 9일 대전 LG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팀의 11-3 대승을 이끈 허인서는 올 시즌 28경기 타율 0.273, 6홈런, 20타점, OPS 0.935를 기록 중이다.

전날 연장 11회 혈투 끝에 역전패를 당한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3안타를 치며 팀을 살린 포수가 만 23세다. 팬들 사이에서 신인왕은 물론이고 골든글러브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건 과장이 아니다.
허인서가 어떤 선수냐면

순천북초, 여수중, 효천고를 거쳐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드래프트 순위만 보면 화려한 스펙이 아닌데, 고교 시절부터 초고교급 포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당시 포수 최대어로 꼽혔던 선수다.
프로 입단 후 1군과 2군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고, 상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 시즌 처음으로 주전급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기회를 그냥 잡는 게 아니라 완전히 낚아채고 있다.
규정타석 미달인데 리그 톱10 문턱

7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OPS 0.935는 리그 11위다. 포지션을 포수로 한정하면 단연 1위다. 6홈런은 리그 공동 9위, 타점 20개도 공동 18위로 포수 치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다. 더 놀라운 건 이 성적이 공격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김경문 감독이 공격 성적보다 수비를 더 높이 평가할 정도로 투수 리드와 불안한 공 처리 능력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날도 전날 5시간짜리 혈투의 피로를 전혀 느끼지 않는 듯 4회 좌전 안타, 5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 7회 좌전 안타까지 3안타를 완성했고, 경기 후 “체력적으로는 아직 젊으니까 문제없다”고 했다.
신인왕은 기본, 골든글러브도 현실적이다

KBO 포수 골든글러브는 보통 수비와 리드 능력이 검증된 베테랑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허인서가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포수 OPS 0.935는 야수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이고, 신인상 후보로도 현재 독보적이다. 허인서 본인은 “경기에 나가면 주전이라는 생각으로 뛰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주전이라는 생각보다 매 경기 배운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했고, 개인 목표로 “4안타 경기를 해보겠다”는 말을 남겼다. 3안타는 이미 두 번 했는데 다음 목표가 4안타라는 선수, 한화 팬들이 이 선수 때문에 웃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