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퓨처스리그에서 김서현이 1이닝을 사사구 없이 마무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화 팬들 반응이 엇갈렸다. 안도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냉소가 더 많았다.
2군에서 잘 던지는 투수는 한 트럭이라는 말도 나왔다. 올 시즌 김서현이 1군에서 보여준 모습을 돌아보면 퓨처스 한 이닝의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가 분명히 있다.
1군에서는 어떤 모습이었나

올 시즌 김서현의 1군 성적은 12경기 8이닝 1승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38, WHIP 3.00이다. 8이닝 동안 사사구만 19개다. 이닝당 두 명 이상을 공짜로 내보낸 셈이다.
4월 14일 삼성전에서는 1이닝에 볼넷 6개와 사구 1개를 허용하며 3실점으로 무너졌고, 그날 한화 전체 불펜이 기록한 사사구가 18개로 KBO 한 경기 한 팀 최다 사사구 기록으로 남았다. 그중 7개가 김서현 몫이었다.

4월 26일 NC전에서는 볼넷을 내준 뒤 안중열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고, 5월 1군 복귀 후 KIA전에서도 0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며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두 번의 2군 왕복이었다.
투구폼 수정도 거부했다

제구 문제의 핵심은 릴리즈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박승민 투수코치가 투구폼 수정을 제안했지만 김서현은 현재 폼으로 제구를 잡아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경문 감독도 “폼을 수정하는 건 본인이 먼저 납득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강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윤석민은 “전 세계에 하나뿐인 폼으로 정확하게 던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고, 이순철 해설위원도 “메카닉 문제라기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크다”며 선수를 걱정했다. 폼을 바꾸지 않고 제구만 잡겠다는 건 가장 어려운 길을 택한 셈이다.
2군에서 잘 던지는 것과 1군은 다르다

16일 퓨처스 등판에서 김서현은 투구 수 18개 중 스트라이크 10개, 사사구 없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마쳤다. 그런데 퓨처스 타선과 1군 타선의 수준 차이를 감안하면 이 결과를 그대로 1군 복귀의 신호탄으로 읽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해 33세이브를 기록하며 수호신으로 불리던 투수가 올 시즌 WHIP 3.00을 기록하는 사태가 단순히 타자 수준 차이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결국 답은 1군 마운드에서만 나온다.
한화 불펜이 여전히 약점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김서현의 복귀가 절실한 것도 사실이지만, 팬들이 섣불리 안도하기 어려운 이유 역시 올 시즌 내내 쌓인 기억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