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한화 이글스 최고의 영입으로 꼽히는 대만 출신 투수 왕옌청(25). 20만 달러라는 적은 투자로 6승 3패 평균자책점 3.59의 알짜 활약을 보여주며 영입 비용을 진작에 회수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내년에 그를 한화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선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쿼터 최고 성공 사례

왕옌청은 올 시즌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로 한화에 합류했다. 일본 2군에서 뛰던 그를 두고 10개 구단이 영입전을 벌였고, 가장 강한 의지를 보인 한화가 품었다.
결과는 대성공. 16경기 80⅓이닝 6승 3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 중이고, 26일 SSG전에서도 5⅔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LG 라클란 웰스와 함께 올 시즌 아시아쿼터 최고 성공작으로 꼽힌다.
제도가 통째로 바뀔 수 있다

문제는 아시아쿼터 제도의 운명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KBO 일각에서는 제도가 기대만큼 효용을 보지 못했다며, 기존 외국인 3명에 더해 금액 상한을 둔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핵심 차이는 국적 제한이다. 아시아쿼터는 아시아 리그 출신으로 대상이 한정되지만, 육성형은 이런 제약이 없다.
폐지하자는 구단, 1년 만의 폐지는 이르다는 구단, 육성형을 1명으로 할지 2명으로 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합의가 쉽지 않다. 만약 아시아쿼터가 폐지되면 한화는 왕옌청을 재계약하고 싶어도 잡을 틀 자체가 없어진다.
재계약을 해도 고민

제도가 유지돼도 고민은 남는다. 왕옌청이 아시아쿼터 기준으로는 최상급이지만, 정규 2선발로 보기엔 애매하기 때문이다. 평균자책점은 준수해도 피안타율 0.265, 이닝당 출루허용 1.48에서 보듯 압도적이진 않다. 국적 제한이 풀린다면 구단들은 같은 비용에 구위가 더 좋은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에 모험을 걸 가능성이 높다.
살리자는 목소리도

반대로 살리자는 의견도 있다. 스카우트들은 직전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라는 제한 탓에 선수 풀이 너무 좁다고 지적한다. 이 제한을 풀어 마이너리그의 일본·대만·호주 선수까지 포함하면 명분을 지키면서 풀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률 자체가 낮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정규 외국인도 실패가 잦은 만큼 아시아쿼터 성공률이 결코 낮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내년 제도의 결론에 따라, 한 시즌 최고 영입으로 꼽히는 선수의 거취가 성적이 아닌 제도의 향방에 달리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