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시장이 사실상 막을 내리는 지금, 아직 계약서를 연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조상우가 미계약 상태라는 건 많은 팬들에게 의문을 남긴다. 더구나 이영하가 입단한 FA 조건과 비교해보면, 의아함은 배가된다.
스펙과 실적, 조상우는 분명 매력적이다

조상우는 150km를 웃도는 직구와 안정된 제구로 리그 상위권 불펜 자원으로 꼽힌다. 2025시즌엔 KIA에서 72경기, 60이닝을 소화하며 6승 6패 28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3.90으로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여전히 팀 불펜의 기둥이었다. 이영하와 비교하면 경기수와 이닝, 승패, 홀드가 모두 앞선다.
전 소속팀 넥센과의 굵직한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존재감을 드러낸 건 분명. 하지만 그 결과가 FA 협상에선 통하지 않고 있다.
돈 안 쓰는 KIA, 외면받는 철벽 불펜

KIA는 이번 오프시즌 동안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FA 박찬호, 한승택, 최형우가 잇따라 팀을 떠나도 별다른 보강은 없었다. 오히려 양현종, 이준영과의 내부 계약만으로 움직임을 마무리하는 듯한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조상우의 FA 협상은 진전 없이 정체 상태다.
물론 보상 문제도 있다. 조상우는 A등급 FA로, 타 구단은 보호선수 외 1명+연봉 200%를 감수해야 한다. 리스크가 높은 셈이다. 하지만 이영하가 4년 52억원 계약을 체결했던 전례를 보면, 조상우 역시 40~50억원대 계약이 현실적인 수준이다.
김범수, 홍건희도 상황은 비슷하다

FA 미계약 선수는 조상우 외에도 좌완 김범수, 우완 홍건희, 포수 장성우, 외야수 손아섭까지 4명이나 남아있다. 김범수는 2.25라는 인상적인 평균자책점을 남겼지만, 이닝 부족과 커리어 전반의 기복이 계약 진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
홍건희는 부상 복귀 이후 부진으로 스스로 몸값을 떨어뜨렸다. 공통점은 각각의 이유로 구단들의 우선 순위에서 밀린 불펜 자원이라는 점이다.
FA 판도의 변화, 불펜의 시대 끝났을까

올해 FA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불펜 자원의 가치 하락이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일본, 대만, 호주 출신의 외국인 불펜 선수들이 빠르게 영입되며 국내 선수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특히 고액 보상 조건이 얽힌 FA 불펜 영입은 구단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
팬들 입장에선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성적 면에서 손색이 없는 조상우가 왜 미계약인지. 하지만 FA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구단 예산 운영이 맞물리면서 조상우의 가치는 애매한 공간에 머물러 있다.
조상우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타 구단 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원소속팀 KIA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