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 베어스는 이날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젠슨 황이 시구를, 두산 구단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시타를 맡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흘 빡빡한 일정, 그 중 하나가 잠실

젠슨 황은 4일 저녁 한국에 입국해 나흘간의 방한 일정에 돌입했다. 5일 저녁에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AI 반도체 인프라부터 자율주행, 로봇, 피지컬 AI까지 한국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7일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게임 및 AI 분야 협력을 논의하고,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주요 AI·로봇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연다. 그 빼곡한 일정 한가운데에 잠실 시구가 들어가 있다. Khan + 2
야구 광팬, 그것도 수준급 시구 실력

이번 시구가 뜬금없는 건 아니다. 젠슨 황은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 마니아다. MLB에서만 이미 두 차례 시구를 했다. 2024년 5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타이완 데이 행사와 같은 해 9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이완 헤리티지 나이트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당시에도 93번 유니폼을 입고 수준급 시구를 선보였다. 이번에도 엔비디아 창립연도인 1993년을 상징하는 등번호 93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 마운드에 선다.
이번 시구는 엔비디아 측이 먼저 KBO리그 관람에 관심을 보이며 두산의 홈 경기 일정을 확인하고 시구 가능 여부를 타진하면서 성사됐다.
박정원 회장의 이례적인 화답

박정원 회장의 시타 참여도 눈길을 끈다. 야구단 사랑으로 유명한 구단주지만,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공식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나 시타로 전면에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공식 석상에서 공이나 배트를 잡은 건 2014년 그룹 행사인 베어스 구단주배 직장인 야구대회 개막식 시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 박 회장이 이번에는 직접 타석에 들어서기로 했다. 젠슨 황의 시구 제안에 최초의 공식 시타로 화답한 셈이다. 박 회장도 두산의 모태인 박승직상점 창립연도를 뜻하는 96번 유니폼을 입는다.
K-야구장 문화, 전 세계로

지난 방한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깐부치킨 회동으로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던 젠슨 황이 이번엔 잠실구장을 찾는다. KBO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와 치맥 문화가 글로벌 무대에 한 번 더 노출될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