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만 해도 데일은 KIA 팬들의 뜻밖의 선물이었다. 시범경기 타율 0.129로 처참했던 선수가 정규시즌 개막 직후 1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KBO 역대 외국인 타자 데뷔 연속안타 2위 기록을 세웠고, 4월 중순까지만 해도 타율 0.348에 OPS 0.839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최근 10경기 타율 0.179, 시즌 타율도 0.263까지 내려앉은 데일을 이범호 감독이 7일 한화전에서 2번 타자로 배치했다가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KIA가 3-11로 대패하자 팬들 분노가 폭발했다.
2사 만루 찬스에서 투수 땅볼

이날 경기에서 데일의 결정적인 장면은 2회말에 나왔다. KIA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정우주를 괴롭히며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2사 만루를 만들었고, 박민이 11구 끈질긴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박재현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한화가 투수를 교체하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데일이 분위기를 이어가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2사 만루에서 힘없는 투수 땅볼로 공격 흐름을 끊어버렸고, KIA는 바로 다음 3회에 5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데일은 3회 수비에서도 김도영의 송구를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하며 설상가상이었다.
수비도 타격도 모두 흔들린다

사실 데일의 문제는 타격만이 아니다. 원래 박찬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격수로 영입됐지만 수비 실수가 반복되면서 1루수와 2루수로 전전하게 됐고, KBO 적응 이후 수비 BQ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꾸준히 나왔다. 오히려 박민이나 정현창 같은 국내 선수들의 유격수 수비가 더 낫다는 시각이 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타격에서도 초반 연속 안타 이후 상대 팀이 데이터를 쌓으며 공략하기 시작하자 급격히 무너졌다. 수비도 타격도 모두 흔들리는 선수를 2번 타순에 배치한 이범호 감독의 선택에 KIA 팬들이 “이범호가 팀을 망치는 중”이라며 분노하는 이유다.
이범호 감독의 논리는 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 입장도 없지는 않다. 데일을 2번에 올린 건 그나마 공격을 몰아넣으려는 의도였고, 김호령이 이날 휴식을 취하면서 2번 타순이 비는 상황에서 선택지가 마땅치 않았다는 배경도 있다. 감독 스스로도 4월 30일 데일을 쉬게 하면서 “언제 이런 압박을 받으며 야구를 해봤겠냐”고 선수를 감쌌던 인물이다.

하지만 팬들이 보기에는 양현종이 선발인 경기에서 타선을 최대한 앞으로 당겨 점수를 최대한 뽑아야 하는 날, 수비도 타격도 모두 흔들리는 선수를 2번에 올린 건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결과가 3-11 대패로 끝나면서 팬들의 감독 불신은 더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