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팬들이 김태군 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정도면 잘해주는 거 아닌가요?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9-4로 이기며 4연승을 달렸다. 김도영이 연속 투런 홈런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날 또 다른 수훈선수가 있었다. 3안타 2득점으로 테이블을 차려준 포수 김태군이었다.

이범호 감독도 경기 후 김태군의 안정된 투수 리드와 공격 활약을 따로 언급하며 칭찬했다. 그런데 KIA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김태군이 나올 때마다 부정적인 반응이 튀어나온다. 숫자를 한번 제대로 들여다보면 그 반응이 얼마나 감각적인지, 아니면 얼마나 관성적인지 알 수 있다.

포수 OPS 2위, 그것도 6월 기준으로

6월 포수 비율OPS 순위를 보면 김태군은 0.874로 2위다. 1위 양의지(0.933)에 이어 한준수(0.857)보다도 앞선다. 이 수치가 나오는 배경에는 25타석 이상 출장한 포수 중 2위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단순히 몇 타석 반짝 잘 친 것이 아니라 일정 타석을 소화하면서 나온 결과라는 뜻이다.

팬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지적이 나왔다. 한준수와 2대 1 비율로 출장 중인데 그 비율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던 반면, 한준수의 wRC+가 160에 달하는 MVP급 성적인데 왜 출장 비율이 4대 1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치만 보면 두 입장 모두 근거가 없지는 않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김태군이 백업 포수로서 수행하는 역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핵심이다.

수비 지표도 개선, 그러나 이미지는 남아있다

김태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뿌리는 올 시즌 초반에 있다. 시즌 초 포수 수비 지표가 좋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고, 그 인상이 고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해당 수비 지표도 양수로 돌아섰다. 오히려 한준수의 수비 지표가 시즌 초 좋았다가 현재는 음수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이다.

투수 리드 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날 제임스 네일이 92구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배경에 김태군과의 배터리 호흡이 있었다는 것이 이범호 감독의 설명이었다. 네일과의 궁합이 특히 좋다는 평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관성적인 비판의 문제

야구팬들 사이에서 한 번 부정적인 인상이 박힌 선수는 실력이 개선돼도 좀처럼 재평가를 받기 어렵다. 베테랑급 선수에게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하다. 못했던 특정 순간의 이미지가 이후 행동을 모두 색안경을 끼고 보게 만드는 것이다. 김태군이 지금 선발로 나오면 아직도 주전 포수 기용이 잘못됐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물론 한준수가 올 시즌 리그 탑 클래스의 성적을 쌓고 있다는 건 맞다. 주전 포수의 무게중심이 한준수에게 쏠리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김태군이 백업 포수로 나올 때 팀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주장은 적어도 지금의 숫자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 6월 포수 OPS 2위, 수비 지표 개선, 투수 리드 호평. 이 정도면 백업 포수로서 잘해주고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숫자를 보지 않고 이름을 보고 욕하는 건 선수에게도, 팬에게도 좋은 야구 보기 방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