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저녁 고척스카이돔. 47일 만에 1군 그라운드를 밟은 이주형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번 타자 중견수.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1회초 김도영의 타구를 처리하러 달려 나가다 넘어졌다.
1회말 첫 타석만 소화하고 2회초 수비 시작 전 교체됐다. 26일 정밀 검진 결과 우측 대퇴이두근 부분 손상.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올해만 세 번째, 복귀 첫날 또 같은 부위

이주형의 오른쪽 햄스트링은 올 시즌 내내 말썽이었다. 4월 21일 NC전에서 첫 번째 이탈, 5월 9일 KT전 연장 11회 주루 중 두 번째 이탈, 그리고 어제 복귀 첫날 세 번째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같은 부위 재발이었고, 이번엔 아예 부분 손상 진단이 나왔다. 구단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이번 공백기에 함께 하기로 했다. 어차피 치료 기간이 길어지니 고질적인 팔꿈치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판단이다.
70%만 뛰라고 했다는데 왜 중견수 선발을?

팬들이 가장 의문을 품는 지점이 이 부분이다. 설종진 감독은 경기 전 평범한 타구가 나오면 전력 질주를 하지 말고 70% 정도만 뛰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선수를 중견수 선발로 내보냈다. 중견수는 KBO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지명타자나 대타로 시작해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수비를 내보내는 코스가 일반적인 선수 보호 절차인데, 복귀 첫날 선발 중견수로 기용한 것이다. 설 감독은 선수가 워낙 열심히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본능적으로 뛰어나간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성실성 탓을 한 셈인데 그 성실한 선수를 왜 수비 부담이 큰 자리에 처음부터 세웠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5월부터 이미 경고음이 있었다

구단도 빠른 복귀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었다. 6월 초 설 감독은 생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언제 복귀한다고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리하게 복귀시켰다가 재발하면 더 큰 문제가 된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퓨처스리그 고작 2경기 소화 후 1군 무대 선발 중견수로 투입했다. 이주형은 키움이 최하위를 달리는 가운데 사실상 타선에서 제대로 친다는 평가를 받는 몇 안 되는 선수였기 때문에 팀 사정상 무리하게 올린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정후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졌다

2023년 LG에서 최원태를 주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주형은 첫 시즌 69경기 타율 0.326로 이정후의 후계자라는 기대감을 받았다. 하지만 키움 이적 이후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적이 없다. 2024년 115경기, 2025년 127경기로 그나마 숫자를 채웠지만 타율은 0.266, 0.240으로 계속 하락했다.

올해는 24경기 타율 0.245로 시즌을 마감한다. 반복된 햄스트링 손상이 몸 전체의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주형 유리몸 논란보다 복귀 루틴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더 많다. 이미 두 번 재발한 부위를 가진 선수를 즉시 중견수 선발로 내보낸 결정에 대한 의문은 시즌이 끝나도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