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가 26일 홈런왕 출신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과의 동행을 마무리하면서, 그의 다음 행선지로 키움 히어로즈가 거론되고 있다.

데이비슨은 NC 소속 마지막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고, 8회 2사 만루 적시타 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뭉클한 장면을 남겼다. 이런 데이비슨에게 곧바로 영입설이 따라붙은 팀이 하필 키움이다. 키움의 현 상황을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키움이 데이비슨을 노려야 하는 이유

키움은 26일까지 26승 1무 50패로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10연패에 빠져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단연 타격이다. 팀 타율 0.231, 팀 홈런 42개로 두 지표 모두 리그 최하위다. 투수진의 실점이 리그 평균보다 약간 많은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팀 득점이 리그 평균의 70%에도 못 미치는 타선의 무력함이 훨씬 심각하다는 게 데이터로도 드러난다.

기존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도 영입설에 힘을 싣는다. 시즌을 함께 시작한 트렌턴 브룩스는 41경기 타율 0.217에 홈런 0개로 방출됐고, 지난달 영입한 케스턴 히우라도 24경기 4홈런, 타율 0.255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자리에 KBO에서 검증된 거포 데이비슨을 더한다면 즉각적인 화력 보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외인 2명 카드가 가능한 배경

키움이 외인 타자 2명 체제를 다시 꺼낼 수 있는 건 선발진 사정이 작년과 다르기 때문이다. 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3명까지 보유, 3명까지 출전이 가능하고 3명을 모두 같은 포지션으로 채울 수는 없다. 통상 선발 투수 2명에 타자 1명이 기본 조합이지만, 키움은 지난 2025시즌을 푸이그·카디네스 2타자 체제로 출발한 전례가 있어 타자 2명 운영 자체가 낯선 팀이 아니다.
구체적인 그림은 이렇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알칸타라가 지키고, 나머지 두 자리를 히우라와 데이비슨 두 타자로 채우는 구성이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와일스가 복귀해 선발 등판으로 상태를 점검한 뒤 방출하고, 그 빈 슬롯에 데이비슨을 앉히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올 시즌 키움 선발진은 안우진, 알칸타라, 박준현에 배동현, 하영민까지 더해져 6선발에 가까운 운영이 가능했던 만큼, 외국인 투수를 한 명으로 줄여도 국내 영건 자원들로 로테이션을 꾸리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신중론과 반론

다만 키움 구단과 설종진 감독 모두 신중한 입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설 감독 역시 와일스의 복귀 투구 내용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체 선발 자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외인 투수를 한 명 줄이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외국인 타자들이 올 시즌 보여준 게 없는 만큼, 타자를 한 명 더 추가한다고 해도 극적인 반등은 어렵다는 회의론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 키움의 처지를 냉정하게 보면 셈법은 명확해진다. 이미 하위권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잔여 시즌 최악으로 드러난 공격력의 약점을 메우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시각이다. 성적을 노리고 무리하게 2타자 체제를 가던 작년과 달리, 지금은 팀의 가장 큰 구멍을 확인한 뒤 그 구멍을 메우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명분도 충분하다.
데이비슨이 올 시즌 8홈런에 그쳤다고는 하나 최근 10경기 타율이 0.419로 반등 조짐을 보인 데다, KBO 통산 90홈런의 검증된 파워는 지금 키움 타선에 가장 필요한 자원이다. 키움이 정말로 잔여 시즌 반등을 노린다면, 외인 타자 2명 카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