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27일 사직 LG전에서 7-8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한동희의 역전 투런과 윤동희의 백투백 홈런으로 5-2까지 앞섰지만, 7회 수비 실책이 추격의 빌미가 됐다. 그리고 그 실책의 중심에 또 1루수 나승엽이 있었다. 경기 후 롯데 팬들 사이에서 나승엽의 수비를 두고 답답함이 터져나온 이유다.
한 번의 송구 실책이 부른 2실점

문제의 장면은 7회 초에 나왔다. 6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김진욱이 7회 2사까지 잡았지만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고 폭투 2개로 위기를 자초했다. 바뀐 투수 현도훈이 대타 문보경에게 1루수 정면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낼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나승엽이 공을 한 번 떨어뜨렸다가 잡았는데, 그래도 시간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베이스 커버에 들어온 투수에게 던진 송구가 투수 키를 한참 넘어가는 악송구가 됐다. 토스만 했어도 충분했던 상황이었다.

이 실책 하나로 주자가 살아나가며 스코어는 5-3이 됐고, 이어 김원중이 천성호에게 내야 안타를 맞으며 5-4까지 좁혀졌다. 실책 한 개가 2실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결국 8회 최준용이 오스틴 딘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맞으면서 경기가 뒤집혔다.
왜 팬들이 환장하는가

근본적으로는 김태형 감독의 내야 구상 자체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1루 나승엽에 한동희를 지명타자로 두는 현재 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한동희의 1루 수비가 나승엽보다 낫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만큼, 차라리 한동희를 1루수로 세우고 나승엽을 지명타자로 돌리는 게 수비 안정 측면에서 낫다는 것이다.

1루 나승엽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롯데 내야진이 타격에서는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으면서도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팀의 고질적 리스크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명타자로 돌리기도 애매한 딜레마

다만 나승엽을 지명타자로 고정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전업 지명타자는 타격은 뛰어나지만 수비가 약하거나, 나이가 들고 부상이 잦은 노장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 능력이 살아 있는 23살 젊은 타자를 벌써부터 지명타자에 묶어두는 건 선수 본인의 성장이나 가치 측면에서도 손해라는 시각이 있다. 제목 그대로, 한창 수비를 익혀야 할 젊은 선수를 지명타자로만 쓰기도 애매한 것이다.

결국 롯데로서는 수비를 감수하고 나승엽을 1루에 세우든, 한동희에게 1루를 맡기고 나승엽을 지명타자로 돌리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승엽이 복귀 후 1루수로 출전한 36타석에서 OPS 0.952를 기록할 만큼 타격에서는 확실한 무기를 보여주고 있기에, 라인업에서 뺀다는 선택지는 사실상 없다. 그만큼 수비 위치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으로 남는다.
결국 수비가 답이다

나승엽의 타격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제는 그 재능을 라인업에 녹이려면 수비 불안이라는 비용을 함께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젊은 선수인 만큼 경험을 쌓으며 수비가 나아질 여지는 충분하지만,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매 경기 실책이 패배로 직결되는 상황을 마냥 지켜보기도 어렵다. 결국 나승엽이 1루 수비에서 신뢰를 회복하느냐, 아니면 벤치가 내야 배치를 다시 정리하느냐가 롯데의 숙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