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서 ‘명장’으로 180도 바뀐 김태형 감독” 요즘 롯데가 잘나가는 이유

오늘 사직에서는 야구 경기와 함께 정훈의 은퇴식이 열렸다. 2만3200명 만원관중이 들어찬 분위기 속에 롯데는 선두 LG를 3-2로 꺾었다. 나균안이 7이닝 2실점으로 버텨줬고 전민재가 5회와 7회 2루타 두 방으로 팀 타점을 혼자 다 책임졌다.

최준용이 9회를 막으며 시즌 13세이브. 최근 10경기에서 7승 1무 2패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5연패 수렁을 헤매던 팀이 맞나 싶은 흐름이다.

돌태형에서 명장으로, 닉네임이 바뀌는 중

롯데 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돌태형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던 감독이 최근 명장 소리를 듣고 있다. 2024년 부임 첫해 선수단 운용 논란에 시달리며 팬들의 불만이 쌓였고, 올해도 시즌 초반 유강남, 전준우 같은 부진한 베테랑을 고집스럽게 쓰며 같은 비판을 반복했다.

실제로 6월 초까지 롯데는 9위권에서 허덕였다. 그런데 최근 몇 경기 동안 판단이 연속으로 맞아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진한 베테랑들을 과감하게 쉬게 하고 젊은 자원을 올리는 결정들이 이어지고 있다.

선발진이 살아나면서 감독 삽질이 줄었다

롯데 상승세의 핵심은 선발진이다. 최근 10경기에서 선발들이 이닝을 제대로 먹어주기 시작했다. 오늘 나균안이 7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고, 연속으로 선발들이 6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선발이 버텨주면 감독이 중반에 이상한 계투를 갈아끼우는 상황 자체가 줄어든다. 팬들 사이에서 선발이 이닝 잘 먹어주면 감독이 트롤짓 할 거리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8회 박정민이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김원중으로 교체한 오늘 판단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유강남·전준우 빠지고 나서 팀이 달라졌다

롯데 팬들이 시즌 내내 요구해온 것이 있었다. 유강남과 전준우 기용 축소였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베테랑을 고참 우대 차원에서 계속 선발에 넣는다는 비판이었다. 최근 두 선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타선 구성이 바뀌었고 흐름도 달라졌다.

오늘 전민재가 선발 유격수로 나와 3타수 2안타 3타점 원맨쇼를 펼치는 장면이 그 변화를 보여준다. 김태형 감독이 뒤늦게나마 팬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시각과, 선수 성적이 좋으니 감독도 잘한다는 착시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올브레이크 지나봐야 안다

팬들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반응도 적지 않다. 롯데가 시즌 초반 순항하다가 갑자기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오늘 승리로 8위 롯데는 32승 2무 40패가 됐다. 5위권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이민석을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애매하게 쓰는 운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고, 불펜 관리도 여전히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늘 경기처럼 잘 맞아 떨어지는 날은 명장으로 보이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까지 이 흐름이 이어져야 진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게 오랜 롯데 팬들의 신중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