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24일 사직 NC전을 5-3으로 뒤집으며 7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16일 인천 SSG전부터 8경기 7승 1무의 폭풍 행진이다. 2023년 4월 9연승 이후 약 1153일 만에 7연승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순위는 아직 8위지만 7위 NC와 1경기 차, 6위 한화와 2경기 차로 중위권이 코앞이다. 작년 이 시기에도 롯데는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8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였다. 그렇다면 올해는 왜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
선발진, 작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년 롯데가 무너진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 붕괴였다. 8월 초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영입한 벨라스케즈가 1승 4패 ERA 9.93이라는 참혹한 성적을 남기면서 팀이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선발이 흔들리자 불펜 혹사가 뒤따랐고, 체력이 바닥난 선수들은 후반기에 집단 붕괴 수준으로 무너졌다. 시즌 중반까지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95%까지 올랐던 팀이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은 팀 ERA 기준 리그 1위(3.80)를 달리고 있다. 선발 이닝, WAR, QS 수치까지 리그 상위권이다. 작년 선발진이 뚫리면서 시작된 연쇄 붕괴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이날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가 5이닝 2실점(113구)으로 길게 가지 못한 게 아쉽긴 했지만, 이 정도 흔들림을 팀 전체가 받아주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오히려 지금 롯데의 저력을 보여준다.
8회, 결정적 순간에 살아있는 집중력

이날 경기도 평탄하지 않았다. 7회까지 2-2로 팽팽했고, 8회초 김주원의 적시타로 2-3 역전까지 허용했다. 경기 분위기가 기울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롯데는 8회말 노진혁의 안타로 불씨를 살리더니 황성빈 희생번트, 레이예스 고의 4구, 한동희 몸에 맞는 공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나승엽이 우전 적시타로 두 주자를 홈으로 불렀고, 우익수 천재환의 송구 실책까지 더해지며 한동희까지 홈을 밟아 5-3 역전을 완성했다. 2023년 이후 처음 맛보는 7연승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타선 사이클, 돌아올 여지가 있다

지금 롯데 타선은 전성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올 시즌 홈 승률은 0.333에 불과하고, 이날 승리를 포함해도 홈에서 33경기 11승 22패다. 그럼에도 7연승을 달리는 건 선발진이 버텨주는 사이 타선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타선은 사이클이 있다. 지금처럼 선발이 받쳐주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타선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시점에 팀 전력이 더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쌍동희(윤동희·한동희)의 6월 성적은 이미 OPS 0.9대를 넘어섰고, 나승엽이 이날 3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신예 김동현도 기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과 다른 결정적 이유

작년 롯데는 전반기 3위라는 화려한 성적이 있었지만, 불펜 혹사와 외국인 선수 교체 실패, 전준우 부상이 겹치면서 후반기에 한꺼번에 무너졌다. 선발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구조였다.
올 시즌은 다르다. 시즌 초반 꼴찌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는 흐름이기 때문에 상승 에너지가 살아 있고, 선발진이라는 가장 안정적인 축이 버티고 있다. 7연속 루징시리즈 끝에 최하위까지 내려갔다가 7연승으로 반등한 팀이라면, 후반기 체력 소모가 전반기보다 오히려 덜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