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이틀 만에 한화의 민낯이 드러났다. 17일 대전에서 키움에 6-7 패배. 전날 14실점 대패에 이어 리그 꼴찌에게 홈 2연전을 내리 헌납했다.
40승 42패 1무, 이날 NC가 이겼으면 7위로 내려앉는 처지였다. 하필 올해는 김경문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시즌. 후반기 성적이 곧 재계약 심사인 상황에서, 심사 첫 이틀의 답안지가 이렇다.
믿었던 왕옌청마저 7실점

이날 패배가 뼈아픈 건 무너진 투수가 왕옌청이었기 때문이다. 전반기 17경기 7승, 평균자책점 3.59로 마운드의 기둥이던 좌완이 5이닝 7실점(3자책),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으로 무너졌다.
2회 데이비슨에게 비거리 135m 스리런, 5회 박찬혁에게 투런을 맞았다. 노시환의 실책이 낀 비자책 실점이 많았다지만, 전날 화이트의 5실점에 이어 이틀 연속 선발이 5이닝 5실점 이상을 기록한 흐름 자체가 문제다.

타선의 잔루 야구도 반복됐다. 1회 2사 3루, 3회 2사 2루, 5회 무사 1, 2루를 전부 날렸고, 4회 4득점으로 따라붙은 동력을 잇지 못했다.
허인서의 추격 투런으로 한 점 차까지 갔지만 마지막 문턱에서 페라자와 노시환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상대가 전날까지 리그에서 가장 늦게 30승을 채운 팀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허탈감은 더 크다.
계약 마지막 해, 성적표가 심상찮다

김경문 감독은 2024년 시즌 중 3년 20억 원에 부임했고 올해가 그 마지막 해다. 지난해 정규 2위와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지도력을 증명했지만, 재계약의 최종 근거는 결국 올해 성적이다. 언론들도 김경문, 이강철, 김태형을 ‘계약 만료 3인방’으로 묶으며 후반기 성적과 포스트시즌 성과가 거취를 가른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팀은 5할 아래로 떨어졌고, 7위 추락을 눈앞에 뒀다. ‘감독들의 무덤’이라 불리며 김성근부터 최원호까지 4연속 중도 퇴진을 만든 한화에서, 12년 만에 계약을 완주하고 재계약까지 가는 그림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게 다 감독 탓일까

반론도 짚어야 한다. 올해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라는 리그 최강 원투펀치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냈고, 새 에이스 화이트는 첫 등판에서 부상, 문동주는 어깨 수술, 마무리 김서현은 긴 슬럼프에 빠졌다.
이 총체적 마운드 붕괴 속에서 5할 언저리를 버텨온 것 자체가 선방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백호 100억 영입으로 타선을 리그 최강급으로 만든 것도 이 체제의 성과다.

하지만 프로 감독의 성적표에 정상참작 항목은 많지 않다. 4위 KIA와의 격차는 아직 사정권이고, 채은성 복귀와 김서현·정우주 재정비라는 반등 카드도 남아 있다.
남은 두 달여, 한화가 5강에 오르면 재계약 논의는 자연스럽게 열리고, 지금처럼 꼴찌에게 홈에서 연패하는 야구가 이어지면 ‘무덤’의 역사는 한 명을 더 추가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