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28일 사직 LG전을 11-9로 잡으며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그런데 이날 더 화제가 된 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한 이름이었다.
전날 7회 역전패의 빌미가 된 1루수 나승엽이 제외된 것이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1루 기용 재고를 언급하자, 팬들은 진작에 알던 문제를 이제야 인정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터진 1루 수비

전날 롯데는 7회초 2사까지 5-2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2사 1·3루에서 문보경의 타구를 1루수 나승엽이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1루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흐름이 무너지며 8회 오스틴 딘에게 만루 홈런을 맞아 5-8로 뒤집혔고, 결국 7-8로 졌다.

김태형 감독은 28일 경기 전 이 장면을 직접 거론했다. 포구가 어긋나면서 급해진 것이고, 토스나 포스아웃을 시도하기엔 늦을 상황이라 경황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습 때는 멀쩡한데 실전에서 트라우마처럼 실수가 나온다고 아쉬워했다. 결정적으로 이런 실수가 반복되면 1루수로 계속 쓰기 어렵다, 계산이 안 선다며 기용 재고를 시사했다.
왜 ‘이제야’라는 말이 나오나

문제는 이게 갑자기 터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롯데 내야진의 가장 큰 리스크는 줄곧 수비력으로 지적돼왔다.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1루수 나승엽과 3루수 한동희가 승부처에서 나란히 실책을 범한 전례가 있다. 원바운드 송구나 기본적인 포구 처리에서 불안한 모습이 시즌 내내 반복됐다는 게 팬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이 나승엽을 1루에 세운 건 타격 때문이다. 나승엽은 복귀 후 선발 1루수로 출전한 36타석에서 OPS 0.952를 기록할 만큼 방망이는 확실했다.

애초에 롯데는 내야 수비력의 약점을 감수하고 공격력으로 밀어붙이는 구상을 택한 팀이다. 결국 타격을 살리려다 수비 불안이라는 비용을 계속 치러온 셈인데, 그 비용이 전날 역전패라는 형태로 터지자 비로소 감독이 기용 재고를 입에 올린 것이다.
남은 선택지

28일 경기에서 롯데는 노진혁을 2번 1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박승욱 같은 내야 백업 자원도 1루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나승엽의 타격 생산성을 라인업에서 빼기엔 아까운 것도 사실이라, 결국 그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다른 선수에게 1루를 맡기는 방안이 현실적 절충안으로 보인다.
23세의 젊은 선수인 만큼 수비가 나아질 여지는 있지만,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매 경기 실책이 패배로 직결되는 상황을 마냥 지켜보기는 어렵다.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