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전승 우승의 영광이 무색하게도, 일본 야구 대표팀이 2026 WBC에서 8강 탈락이라는 초유의 성적을 기록했다.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서 5-8로 패하며 대회를 조기에 마감한 것이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5-2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역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베네수엘라에 내준 8점은 일본의 WBC 단일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었고, 8강 탈락은 역대 대회 최초의 일이었다.
야마모토 조기 교체 논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된 것은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교체 시점이었다. 야마모토는 4이닝 동안 69구만을 던지며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지만, 이바타 감독은 5회를 앞두고 강판을 결정했다.
이바타 감독은 “애초에 야마모토에게 60구 정도를 투구 한계치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다저스의 투구수 제한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야마모토 다음으로 등판한 스미다 치히로가 베네수엘라 타선에 무너지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타니 투수 기용 불가능의 아쉬움

오타니 쇼헤이의 투수 기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소속팀 다저스와의 계약상 투수 등판이 불가능했던 오타니에 대해 이바타 감독은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오타니 선수가 던지기를 원했으나 내게는 선택권이 없었다”며 “만약 던질 수 있었다면 선발로 내보냈을 수도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오타니를 선발 투수로 썼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쏟아지고 있다.
투수력 약화와 파워 격차

3년 전 압도적인 투수력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바타 감독은 “우리 투수들의 직구가 베네수엘라 타자들에게 계속해서 얻어맞는 것을 보며 파워의 차이를 느꼈다”고 분석했다.
변화구에 의존하기보다 직구의 힘을 기르는 것이 과제라고 진단하며, 상대 팀들의 전반적인 실력 향상도 패인으로 꼽았다.
이바타 감독 사퇴 표명

2023년 10월 취임 후 프리미어12 준우승, WBC 8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이바타 감독은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결과가 전부”라며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전했고, 일본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사퇴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타이라 카이마, 이시이 다이치, 마츠이 유키 등 정상급 불펜 자원이 빠진 엔트리 구성부터 투수 교체 실패까지, 이바타 감독을 향한 책임론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 야구의 자존심이 무너진 마이애미에서의 하루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