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다 보면 혼잣말로 욕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삼성 원태인이 논란되는 이유

삼성 에이스 원태인(26)이 경기 중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늦게 합류한 그가 두 번째 등판에서 무너지며 터뜨린 거친 감정 표현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최고참 강민호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 사이에서는 “사고 쳤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4회 실점 직후 터진 욕설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전. 삼성은 0-5로 완패했다. 원태인은 4⅔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안았다.

문제의 장면은 4회에 나왔다. 0-3으로 뒤진 상황, 1사 2, 3루에서 이영빈의 내야 땅볼이 나왔다. 2루수 류지혁이 홈 대신 1루에 던져 타자 주자를 잡는 사이 3루 주자 천성호가 홈을 밟았다. 원태인의 네 번째 실점이었다.

이 직후 원태인이 류지혁 방향을 향해 강한 제스처와 함께 욕설을 내뱉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류지혁도 굳은 표정으로 홈 쪽을 바라봤다. 팬들 사이에서는 “6년 빠른 선배한테 저렇게 하면 안 된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강민호 해명, 그런데 영상 보면…

논란이 커지자 삼성 최고참 강민호(41)가 직접 나섰다. 강민호는 삼성 공식 SNS에 댓글을 남겼다. “태인이가 보인 행동은 LG 3루 코치(정수성)의 모션이 커서 집중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을 류지혁에게 하소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며 “저희 삼성에는 버릇없는 후배는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당시 영상을 보면 정수성 코치는 별다른 큰 동작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3루 코치 탓’이라는 해명이 나온 건, 결국 “류지혁한테 욕한 거 맞다”고 인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류지혁은 1994년생으로 원태인보다 6년 선배다. 후배가 선배에게 경기 중 욕설을 퍼부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하극상’ 프레임이 씌워진다. 강민호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다른 이유를 대야 했고, 그게 ‘3루 코치 모션’ 해명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변명인 건 다들 알지만, 그렇다고 “선배한테 욕했습니다”라고 대놓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정수성 코치는 1978년생 야구계 대선배다. 비난의 화살이 동료에서 상대 팀 코치로 옮겨갔을 뿐, 논란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원태인 “다 내 탓, 감정 조절 못했다”

경기 직후 LG 주장 박해민이 원태인을 따로 불러 상황을 물었다. 원태인은 “실점 후 예민해진 자신을 탓하는 의도였다”고 설명했고, 박해민도 “입장을 잘 알겠다”며 상황을 일단락 지었다.

원태인은 이후 정수성 코치의 연락처를 직접 구해 “감정 억제를 못했다”며 사과를 전했다고 한다. LG 차명석 단장도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며 쿨하게 넘겼다.

원태인의 입장은 명확하다. 아프고 나서 등판한 건데 잘 못 던지게 되다 보니 감정 조절을 못했고, 다 자기 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 사이에서는 “사고 쳤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번 일을 가볍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혼잣말 욕도 안 되나” vs “프로답지 못하다”

온라인에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야구하다 보면 혼잣말로 욕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오해가 풀렸으니 해프닝일 뿐”이라는 옹호론과 “어떤 대상이든 공개적인 욕설은 프로답지 못하다”, “중계 카메라가 다 잡는데 그게 말이 되냐”는 비판론이 맞서고 있다.

원태인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WBC와 개막전 엔트리에서 빠진 뒤 4월 12일에야 복귀 첫 등판을 했다. 이날이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는데, 3회까지 무실점으로 순항하다가 4회에 무너졌다. 몸도 마음도 힘든 상황에서 실점이 이어지자 감정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경기 중 감정 표출은 프로 선수로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원태인은 삼성의 간판 에이스다. 에이스가 마운드에서 흔들리면 팀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준다. “잘할 때도 있지만 못할 때도 개인적인 감정을 함부로 표출해서는 안 된다”는 팬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1일 직접 입장 밝힌다

원태인은 21일 SSG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이번 패배로 7연승 행진이 멈췄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던 팀에 불필요한 논란이 생긴 셈이다. 원태인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줄 다음 모습이 이번 논란의 진짜 마침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