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KBO와 MLB를 오가며 버티는 동안, 그 뒤를 이을 투수가 20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의 레전드 오승환이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해 이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말이 안 될 정도로 운동량이 적다”

오승환은 “요즘 훈련량이 많이 줄었다”면서도 선을 그었다. 단순히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얘기가 아니라, 지금 아마추어 선수들의 운동량이 “말이 안 될 정도로 적다”는 거다.

윤석민도 같은 생각이었다. 최근 중고등학교에서 코치하는 지인들을 만났더니 투수들이 피칭을 30개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본인은 신인 시절 캠프 기간에 3200개를 던진 적도 있다고 돌아봤다. 오승환 역시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피칭한 적이 있다”며 “그걸 하면서 정말 깨달은 게 많았다”고 했다.
공을 많이 던지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오승환이 강조한 건 무조건 많이 던지라는 게 아니었다. “1구부터 마지막 공까지 전력으로 던져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윤석민도 거들었다. 몸이 제대로 만들어진 상태에서 150개, 200개를 던지다 보면 힘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타이밍이 오고, 밸런스가 잡히는 느낌이 온다고 했다.

오승환은 “그 느낌이 맞다.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며 공감했다. 전력으로 던지다 몸에 힘이 빠진 상태에서 밸런스로 던지는 감각, 그게 쌓이면 팔이 틀어졌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 바로 캐치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지속성이 없다는 게 문제다

오승환은 요즘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로 ‘지속성’을 꼽았다. 결과가 좋으면 그게 자기 것인 줄 알고 거기서 끝내고, 안 좋으면 바로 버린다는 거다. 구속을 예로 들었다. 152km/h를 던졌다는 고등학생이 막상 가서 보면 140km/h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좋았던 공 하나만 기억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150km/h를 꾸준히 던져본 선수는 나이가 들고 힘이 떨어지기 전까지 몸이 기억하기 때문에 다시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좋았을 때를 기억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정리된다.
포스트 류현진은 왜 안 나오나

윤석민은 “양현종, 류현진, 김광현이 마흔이 될 때까지 그만한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류현진은 KBO에서 MLB로 직행한 최초의 선수로, 메이저리그에서도 1~2선발급 투수로 자리잡았다. 그 뒤를 이어 김광현, 양현종이 리그를 지탱해왔지만 이들 역시 이제 커리어 후반부다.
재능 있는 투수가 없는 게 아니라, 그 재능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쌓였는지가 문제라는 게 오승환의 시각이다. 유튜브로 좋은 정보를 찾는 것도 좋지만,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생각한 것보다 더 해보는 태도가 먼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