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진짜 ‘이 팀’으로 트레이드 되나?” 생각보다 구체적인 필라델피아 트레이드설

포스트맨

트레이드설이야 늘 나오는 것이지만, 이번엔 결이 다르다.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를 둘러싼 필라델피아행 시나리오가 행선지 지목을 넘어 확률, 매물 구성, 타순 배치까지 구체화되고 있다.

ESPN은 최근 트레이드 데드라인(8월 3일) 매물 가치 랭킹에서 이정후를 전체 7위에 올리며 트레이드 확률을 50%로 매겼다. 사이영 2연패의 스쿠발, 벅스턴 같은 이름들과 같은 리스트, 그것도 최상단이다.

왜 하필 필라델피아인가

ESPN이 꼽은 8개 후보 구단(필라델피아, 애틀랜타, 클리블랜드, 샌디에이고 등) 중에서도 필라델피아가 유독 자주 호명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필리스 외야가 실제로 비상이기 때문이다.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시즌 아웃됐고, 기대주 저스틴 크로포드는 해답이 되지 못했으며, 데릭 힐은 꾸준함이 부족하다는 게 현지 진단이다. 올스타급 활약을 하는 외야수는 브랜던 마시 하나뿐이다.

여기에 이정후의 프로필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타율과 삼진율 모두 리그 5위 이내, 장타율 0.450 이상, 외야 전 포지션 소화 가능하다.

이정후가 필라델피아 타선에서 카일 슈와버와 브라이스 하퍼 앞의 테이블세터로 나설 경우 팀 득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내놨다. 팀 타율이 리그 20위에 머무는 필리스 입장에서 리그 최상급 콘택트 히터는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

유망주 2위 포함 ‘3대1’… 계산서까지 나왔다

논의가 구체적이라고 느껴지는 건 매물 이야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팬사이트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이정후를 내줄 경우 필리스 유망주 랭킹 2위 우완 에이단 밀러를 포함해 외야수 가브리엘 린코네스 주니어(6위), 우완 진 카브레라(13위)까지 3명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정후의 계약 구조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이 2029년까지 이어지고 내년 연봉은 2,325만 달러. 데드라인 임대 자원이 아니라 수년간 외야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카드라는 뜻이다.

배경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추락이 있다. 지구 선두와 20경기 이상 벌어지며 최하위권으로 처진 샌프란시스코는 ‘셀러’ 전환이 유력하고, 미국 언론들은 이정후 트레이드 여부가 전면 리빌딩과 소폭 개편(리툴링)을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본다. 팀이 무너질수록 팀 내 최고 매물인 이정후의 가치만 오르는 잔인한 구조다.

한국 팬들은 오히려 “가라”는 분위기?

흥미로운 건 국내 여론이다. 커뮤니티에서는 트레이드설을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반기는 반응이 적지 않다. 투수 친화적인 오라클파크와 바람 부는 외야만 벗어나면 이정후의 성적이 한 단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슈와버·하퍼와 함께 꾸리는 중심 타선에 대한 설렘이 주된 정서다.

반면 필라델피아 특유의 거칠기로 유명한 팬 문화를 이정후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과, 우승을 노리는 필리스라면 외야수보다 에이스급 투수 영입이 우선 아니냐는 냉정한 시각도 함께 나온다.

다만, 아직 ‘설’이다

찬물도 한 바가지 필요하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는 전부 미국 매체들의 전망과 시뮬레이션일 뿐,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실제로 시장에 내놨다는 공식 보도는 없다. 구단 입장에서 이정후는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이자 한국 시장 마케팅의 핵심이라, 유망주 몇 명과 맞바꾸기엔 계산이 복잡하다.

트레이드 확률 50%라는 건, 뒤집으면 잔류 확률도 50%라는 얘기다. 분명한 건 하나다.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는 이정후의 이름값이 데드라인 시장 전체를 흔들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 8월 3일까지, 샌프란시스코의 전화기가 조용할 일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