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유강남 빠지니 투수들은 완벽투”.. 롯데 ‘무강남’으로 10경기 만에 첫 QS

유강남이 빠진 날, 롯데 자이언츠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가 나왔다. 김진욱이 8일 사직 KT전에서 8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고, 7연패의 사슬도 마침내 끊어졌다.

손성빈 잡는 날 김진욱이 터졌다

이날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 대신 손성빈을 선발 포수로 내세웠다. “강남이가 계속 나왔으니까 쉬어주려고 한다”는 게 이유였지만,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김진욱은 1회부터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3볼까지 갔지만 스트라이크 2개를 꽂아 1루수 직선타로 처리했고, 홈런 공동 1위 장성우를 상대로는 과감하게 몸쪽 변화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회 힐리어드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그게 유일한 실점이었고, 이후로는 위기라고 부를 상황조차 거의 없었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건 5회 류현인의 2루타가 전부였는데,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이강민을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얼려버리며 실점을 막았다. 6회에는 1사 후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장성우를 병살로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고, 7회와 8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롯데 투수 8이닝은 박세웅 이후 처음

김진욱의 8이닝은 개인 최다 이닝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2022년 4월 5일 창원 NC전에서 세운 7이닝이었다. 롯데 투수가 8이닝을 소화한 건 2024년 7월 18일 울산 두산전 박세웅 이후 처음이고, 토종 좌완 투수로는 2011년 장원준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롯데는 시즌 9경기 동안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 못했다. 5이닝이 5경기, 4이닝이 3경기, 4⅔이닝이 1경기였고, 6회에 마운드에 오른 것도 나균안이 첫 등판에서 한 타자만 상대한 게 유일했다. 지난해 최종전인 9월 30일 한화전 벨라스케즈 이후 시범경기 12경기와 정규시즌 9경기를 합쳐 21경기 동안 QS가 없었는데, 김진욱이 그 가뭄을 끝냈다.

“성빈이가 승부를 바로바로 들어간다”

경기 후 팬들 사이에서는 포수 리드 비교가 화제가 됐다. 유강남은 볼카운트에서 공을 자주 빼는 소극적인 리드로 투구 수를 늘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날 손성빈은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리드를 펼쳤고 김진욱은 100구 만에 8이닝을 소화했다. 팬들은 “손성빈이 승부를 바로바로 들어가니까 속이 시원하다”, “포수 영향이 진짜 있는 건가”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팬들은 “무강남은 승리, 유강남은 패배”, “80억 먹튀”, “블로킹, 도루저지, 득점권 타격, 투수 리드 0점” 같은 과격한 비판도 내놓으며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김진욱은 경기 후 손성빈에 대해 “성빈이가 인터뷰할 때 자기 이름 좀 많이 얘기해 달라고 하더라. 감독님한테 맨날 혼나서 칭찬이 고픈 것 같다”며 웃은 뒤 “성빈이가 너무 잘해줬고 마음도 잘 맞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연패 끊고 싶었다, 내 손으로 끊어서 기분 좋다”

8이닝을 단 100구로 막을 수 있었던 비결은 빠른 카운트 싸움이었다. 김진욱은 “시합 전 성빈이와 강남이 형, 코치님과 좋은 공을 많이 쓰자고 얘기했고, 데이터 분석에서도 맞더라도 빠른 카운트 안에서 맞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볼넷도 이날은 단 1개에 그쳤다. 그는 “볼넷에 대해 마운드 올라가면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데 그 점이 좀 괜찮았다. 공 한 개에 더 집중을 하다 보니까 볼넷이 좀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8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진욱을 향해 롯데 팬들은 이름을 연호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김진욱은 “연패를 너무 끊고 싶었다. 내 손으로 끊을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타선에서는 한동희가 2안타 1도루로 활약했고, 김민성이 5회 손동현의 가운데 패스트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3승 7패가 된 롯데는 9일 KT와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