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31·애틀랜타)을 둘러싼 공기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1년 2000만 달러(약 300억 원)라는 거액 계약이 무색한 극심한 부진 속에, 이제 현지에서는 방출 대기(DFA) 가능성까지 공공연히 거론되는 단계다. 한때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아시아 내야수의 새 역사를 쓰던 선수의 추락이라 더 충격적이다.
타율 0.068, 그리고 사라진 수비 프리미엄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처참하다. 27경기 73타수 5안타, 타율 0.068에 OPS 0.239. 장타는 하나도 없고, 6월 4일 이후 한 달 넘게 안타 소식이 끊겼다. 현지 매체가 “차라리 뛰지 않았을 때가 나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혹평했을 만큼 반등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더 뼈아픈 건 그의 최대 무기였던 수비마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김하성은 어깨 수술 이후 송구를 비롯한 수비 지표에서 전성기의 모습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이 무너져도 수비 하나로 자리를 지키던 선수였는데, 그 프리미엄이 흐려지자 기용할 명분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실제로 출전 기회는 급감했고,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날이 더 많아졌다.
좁아지는 입지, 나오기 시작한 ‘DFA’ 시나리오

애틀랜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구단은 최근 트리플A에서 타율 3할대에 30도루 이상을 기록한 내야수 짐 자비스를 콜업하며 내야 경쟁자를 늘렸다.
여기에 아쿠나 주니어가 복귀하면 외야로 나가 있던 듀본이 유격수로 돌아올 수 있어, 김하성은 마테오와도 한 자리를 다퉈야 하는 처지다. 지구 선두 경쟁이 치열한 애틀랜타 입장에서 타율 6푼대의 자동 아웃을 계속 안고 갈 여유는 없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방출 시나리오다. 현지에서는 이미 “브레이브스 역사상 최악의 FA 계약”이라는 평가와 함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도 반등이 없으면 과감한 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2000만 달러 잔여 연봉을 전액 떠안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구단도 쉽게 꺼낼 카드는 아니지만, ‘설마’가 ‘혹시’로 바뀐 것만은 분명하다.
갈림길에 선 커리어

이 시즌이 이대로 끝난다면 김하성의 다음 행보도 복잡해진다. 내년이면 32살, 보장 계약을 던질 구단은 사실상 없고 마이너 계약 후 스플릿 조건으로 재기를 노리는 그림이 현실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KBO 복귀 얘기도 나오지만, 포스팅 규정상 국내 복귀 시 원소속팀 키움으로 돌아가야 하는 구조라 이 역시 간단치 않다.

다만 속단은 이르다. 김하성의 부진은 실력의 증발이라기보다 어깨 수술과 손가락 수술, 스프링캠프 전면 결장이 겹친 실전 감각의 문제에 가깝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연습벌레로 유명한 그의 성격상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확실한 건 하나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과 로스터 정리가 맞물리는 앞으로의 몇 주가,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위태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