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팬 커뮤니티에 소문이 돌고 있다. 롯데 한현희가 6월에 은퇴한다는 이야기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런데 이 루머가 황당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연봉 5억원을 받는 선수가 올 시즌 1군에 단 한 번도 올라오지 못한 채 2군에서도 3월과 4월 두 경기 등판, 4이닝 6점대 방어율에 그치고 있으니 은퇴설이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잘 나가던 선수가 왜 이렇게 됐나

한현희는 2023년 1월 고향팀 롯데와 3+1년 최대 40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3억원에 보장 연봉 15억원, 옵션 22억원이 붙은 구조였다. 3시즌 동안 구단이 설정한 성적을 달성하면 2026년 옵트아웃할 수 있는 권리도 넣었다. 당시 롯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9kg 감량, 결혼 후 달라진 모습”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입단 후 달라진 건 성적뿐이었다. 2023년 38경기 104이닝 6승12패 평균자책점 5.45, 2024년 57경기 76⅓이닝 5승3패 평균자책점 5.19로 점점 내리막이었다. 지난해는 커리어 최악이었다.

1군에서 단 3경기 등판, 5월 한화전 4이닝 6실점을 마지막으로 그해 2군에서만 시즌을 마쳤다. 3년간 옵트아웃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후의 1년 계약이 자동 실행됐고, 연봉은 50% 삭감된 5억원이 됐다. 총액 40억원 중 실제로 받게 된 돈은 계약금 3억원과 연봉 총액 20억원을 더한 23억원이다.
몸이 문제였다

한현희에게는 오래된 별명이 하나 있다. ‘한돈’이다. 식욕 조절이 안 돼 체중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선수 시절 내내 따라다녔다. 최대 110kg까지 체중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라면을 한 번에 5개씩 먹는다는 인터뷰도 화제가 됐다.

롯데 계약 전 9kg를 감량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팬들이 기대를 건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데 체중 관리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시즌 내내 이어져야 하는 일이었고, 그게 안 됐다는 게 성적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는 왜 이 선수를 영입했나

한현희 한 명의 실패로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롯데는 같은 시기 유강남에게 4년 80억원, 노진혁에게 4년 50억원을 안기며 총 170억원을 쏟아부었는데 세 선수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 보호명단에서 노진혁과 한현희를 모두 제외했지만 아무도 지명하지 않았다. 5억원짜리 선수를 공짜로 가져가겠다는 팀조차 없었던 셈이다. 은퇴설은 루머다. 하지만 이 루머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는 것 자체가 지금 한현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