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대호의 7관왕” 이번 시즌 오스틴도 7관왕 도전한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올 시즌 타격 전 부문을 휩쓸 기세다. 도루를 제외한 7개 부문에서 모두 최상위권을 달리며 다관왕은 물론, 2010년 이대호가 세운 타격 7관왕이라는 불멸의 기록까지 자연스럽게 소환되고 있다. 오스틴의 질주가 거셀수록, 16년 전 이대호가 남긴 그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새삼 와닿는다.

오스틴, 7개 부문 초상위권

오스틴은 29일 기준 77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54, 24홈런, 75타점, 63득점, 출루율 0.430, 장타율 0.670, OPS 1.100을 기록 중이다. 홈런 1위, 장타율 1위, OPS 1위에 타율 2위, 안타 2위, 타점 2위, 득점 3위, 출루율 4위까지. 도루(2개)만 빼면 전 부문에서 정상권이다.

특히 6월 들어 24경기 11홈런 34타점으로 대폭발하며 타이틀 경쟁에 불을 지폈다. 타율 1위 KT 최원준(0.365)과의 격차를 좁혔고, 타점 1위 한화 강백호(77타점)도 2개 차로 따라붙었다. 홈런은 KIA 김도영(23개)을 1개 차로 앞서며 선두다. 염경엽 감독이 “이제는 KBO리그에 완전히 특화한 선수”라고 평할 만큼, 4년 차 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16년 전 이대호가 세운 벽

오스틴이 노리는 7관왕은 KBO 역사상 단 한 번, 2010년 이대호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당시 이대호는 타율 0.364, 44홈런, 133타점, 174안타, 99득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667로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1982년 리그 출범 이후 29년 만에 처음 나온 대기록이었다.

이 기록이 어려운 이유는 타격의 메커니즘 자체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고타율 타자는 홈런이 부족하고, 거포는 타율이 낮은 경우가 많아 트리플 크라운조차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대호는 발이 느린 거포 유형임에도 3할 6푼이 넘는 타율로 타율과 홈런, 장타율을 동시에 석권했다. 같은 해 9경기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까지 세우며 시즌 MVP에 올랐다. 한 타자가 리그를 완전히 지배한, 21세기 KBO 최고의 시즌 중 하나로 꼽힌다.

관건은 후반기와 경쟁자들

오스틴의 7관왕 도전에서 변수는 분명하다. 우선 타율과 안타 부문에서 1번 타자 유형인 KT 최원준이 버티고 있어 추월이 쉽지 않다. 출루율 역시 SSG 박성한(0.445)이 앞서 있고, 적극적으로 타구를 만들어내는 오스틴의 성향상 1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요소가 있다. 오스틴은 지난 3년간 후반기 성적이 전반기보다 뚜렷하게 좋았다. 전반기 타율 0.290, OPS 0.882에서 후반기 타율 0.353, OPS 1.037로 오히려 페이스가 올라갔다. 후반기에 폼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지만, 흐름만 이어진다면 홈런과 장타율, OPS는 물론 타점과 타율 경쟁에서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설령 7관왕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오스틴이 이대호 이후 가장 7관왕에 근접한 타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적이다. 그리고 그 도전이 거셀수록, 16년째 깨지지 않는 이대호의 기록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