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38)이 무너졌다. 31일 창원 NC전에서 1⅓이닝 8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온라인은 시끄러워졌다. 은퇴, 불펜 강등 이야기가 쏟아지자 이번엔 다른 팬들이 발끈했다. 하루 부진에 이럴 일이냐는 것이다.
볼넷 6개, 그리고 만루홈런

내용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1회부터 볼넷 두 개로 만루를 자초해 희생플라이로 실점했다.

2회는 더 아팠다. 선두 김휘집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유격수 실책과 절묘한 번트 안타가 겹치며 만루가 됐고,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권희동에게 한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을 던져 만루홈런을 맞았다.

이날 사사구만 6개. 맞아서 무너진 게 아니라 스스로 무너졌다는 점에서 변명이 어려운 경기였다.
그런데 커리어 최악은 아니었다

기록으로 보면 최악은 따로 있다. 양현종은 2014년 9월 삼성전에서 1이닝 8피안타 8실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같은 해 6월 롯데전에서도 1⅓이닝 7실점을 했다.
선발 최소 이닝은 데뷔 시즌인 2007년 한화전의 ⅓이닝이다. 이날이 최악에 버금가는 하루였던 건 맞지만, 커리어 워스트를 새로 쓴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동안 누가 버텼는데” 반발하는 팬들

감싸는 쪽의 논리는 명확하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은 올러가 후반기 들어 무너졌고 다른 자원들도 흔들렸는데, 그 사이 로테이션을 지킨 게 양현종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전까지 성적도 평균자책점 3.87, 7승 5패였다. 규정이닝에 근접한 투수들 사이에서 중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만 38세 나이에 팀 내 토종 선발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근거로 언급된다.

그럼에도 냉정한 지적 역시 존재한다. 구속과 탈삼진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볼넷까지 늘어나면 이런 경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날 창원의 폭염과 실책이 겹쳤다고 해도, 스스로 던진 사사구 6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통산 193승, 200승까지 7승을 남겨둔 대투수는 이제 다음 등판에서 답해야 한다. 하루의 부진이 흐름인지 예외인지는 그때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