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맞는 공에 삼진 당하는 용병을 데려와?”.. 두산 팬들이 구단에 화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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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잘 몰라도 어이가 없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 세베리노가 21일 KT전에서 자기 허벅지로 날아오는 공에 방망이를 휘둘러 삼진을 당했다.

가만히 있었으면 몸에 맞는 공으로 공짜 출루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4삼진. 데뷔 5경기 만에 타율은 0.167까지 떨어졌고, 두산 팬들의 분노는 선수를 넘어 이 선수를 데려온 구단으로 향하고 있다.

18억을 쓰고 팀이 약해졌다

팬들이 화난 첫 번째 이유는 돈이다. 두산은 지난달 말 기존 외국인 타자 카메론을 방출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은 연봉 약 15억원을 포기하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3억원(총액 20만 달러)을 더 들여 세베리노를 영입했다.

합쳐서 18억원 가까운 비용을 감수한 교체였는데, 방출된 카메론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87에 9홈런 43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반면 새로 온 세베리노는 첫 경기 2안타 이후 내리막을 타더니 급기야 4연속 삼진에 수비 악송구까지 저질렀다. 돈을 쓰고 전력이 오히려 약해진 것 아니냐는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눈앞에 있던 홈런왕을 놓쳤다

두 번째 이유는 타이밍과 판단이다. 두산이 카메론을 내보내던 바로 그 시기, NC에서 방출된 2024년 홈런왕 데이비슨이 웨이버 공시로 시장에 나와 있었다. 두산이 원한다던 ‘타격 되는 코너 내야수’에 정확히 들어맞는 매물이었고, 김원형 감독도 관심이 없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웨이버 영입 우선권이 성적 역순으로 주어진다는 점이다. 하위권 키움이 두산보다 순번에서 앞섰고, 데이비슨은 결국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팬들이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키움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 게다가 키움의 데이비슨 영입설이 먼저 돌았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는데도 ‘설마 데려가겠느냐’는 계산으로 카메론부터 방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대안 확보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존 자원부터 정리한 순서가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멕시코 0.340의 함정

세베리노의 이력서에 물음표가 없던 것도 아니다. 올해 멕시코리그 타율 0.340이라는 화려한 숫자 뒤에는 미국 트리플A 3시즌 통산 타율 0.242라는 검증 실패의 기록이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로 유명한 멕시코리그 성적을 그대로 믿고 데려오기엔 위험했다는 지적이다. 급하게 대체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계약한 것 아니냐는 의심, 애초에 플랜B 없이 카메론부터 내보낸 순서가 문제였다는 비판이 프런트를 겨냥하고 있다.

그래도 22타석 만에 사형선고는 이르다

물론 세베리노를 실패로 단정하기엔 표본이 너무 작다. 이제 5경기 22타석을 소화했을 뿐이고, 데뷔전에서는 2안타로 가능성을 보였다. 김원형 감독은 창원에서 동료 타자들이 터지는 걸 보고 욕심이 생겨 스윙이 커졌다며, 힘을 빼고 원래 스윙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했다. 카메론 역시 득점권 타율 0.244로 찬스에 약해 교체 명분 자체는 있었다는 점도 감안할 대목이다.

결국 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건 세베리노 본인의 방망이뿐이다. 가을야구 순위 싸움이 본격화된 후반기, 세베리노가 적응을 마치고 반등하면 승부수가 되고, 지금 페이스가 이어지면 18억짜리 실책으로 기록될 것이다.